나의 오후 2시를 채워주세요 일상잡담

이전에 포스팅한 적이 있습니다만, 저는 차를 타고 다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라디오를 많이 듣습니다.
처음에는 이것저것 기분 내키는대로 들어보다가, 어느 샌가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채널(듣는 도중 채널을 돌리는 일 없이 계속 들을 수 있는 채널)을 찾게 되었지요.
그것이 바로 FM 107.7MHz SBS 파워FM이었습니다.

11시부터 12시까지 하는 '그대 곁에 오미희'.
오미희 씨의 목소리는 그야말로 저의 이상형. 그저 그 목소리를 듣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아 졌었습니다.

12시부터 2시까지 하는 '최화정의 파워타임'.
딱 제가 즐겁게 들을 수 있을 만큼의 소란스러움. 조금만 더 오버하면 경박해져 버릴 텐데 언제나 그 밑의 선을 지키며 유쾌함을 주는 시간.

2시부터 4시까지 하는 '이현우의 뮤직 라이브'.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

라디오의 볼륨을 높이는 시간이 즐거워지는, 그런 라인 업이었지요(기타 시간대의 프로그램들은 라디오를 잘 안듣는 시간대이므로 제외).

그리고 작년 말, 오미희 씨가 일신상의 이유로 라디오 방송을 그만 하시게 되었었습니다.
많은 아쉬움을 느꼈지만, 27년간이나 마이크를 잡으셨던 오미희 씨에게 감사했었지요.
마지막 방송에서 들었던 'Save the best for LAST'의 곡명을 말하는 오미희 씨의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선합니다.

이어서 방송을 시작한 심혜진 씨의 프로그램은 그닥 제 취향이 아니었기에(오미희 씨의 목소리를 너무 좋아했던 탓도 있겠지요), 결국 즐겨듣는 프로그램은 최화정의 파워타임과 이현우의 뮤직 라이브로 좁혀졌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이번 봄 개편이니까, 시간은 약간 되었습니다만).
이현우 씨가 방송을 그만 두셨지요.
하필이면 한동안 라디오를 못듣다가 오래간만에 두근거리며 틀어 본 방송에서 '이제 떠납니다'라는 말을 듣고 정말 놀랐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언제까지라도 들을 수 있을 것 같던 방송이 종료했으니까요.

저의 놀람과는 상관 없이 이현우 씨의 방송은 예정대로 끝을 고했고.
그 다음날. 저는 익숙한 손짓으로, 자연스럽게.
늘 듣던 주파수에 라디오를 맞추고 볼륨을 키웠습니다.


후속 방송으로 시작한 것은 '두시탈출 컬투쇼'.
.................
.............................10분도 못버티고 꺼버렸습니다.
제가 가장 싫어하는 스타일의 방송이더군요(그 방송이 '나쁘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도저히, 너무나도 저의 취향에 맞지 않았을 뿐. 저에게 그 방송은 지나치게 '경박한' 느낌이더군요).




어느 샌가, 오후 2시만 되면 라디오를 끄게 된지도 한 달이 넘은 것 같습니다.
그 시간에는 휴대하고 다니는 MD 플레이어로 음악을 듣거나, 그냥 아무 것도 틀지 않고 자동차 엔진 소리만 들으며 외근을 하게 되는군요.
그것도 나름대로 나쁘지는 않지만,
역시 일상이 무미건조해진 느낌이 듭니다.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었던 오후 2시.
차를 타고 라디오를 킬 빈도가 가장 높은 시간.

이 시간을,
지금은 그저 메마른 엔진 소리만을 듣게 된 시간을.
기분 좋은 상쾌함으로 채워 줄 주파수는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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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미론 2006/05/31 01:03 #

    자신이 좋아했던 프로그램이 사라진다고 하는 것은 슬프죠. 저는 가급적 정규 프로그램은 안듣는편입니다만, 그래도 몇개는 보고나 듣는게 있는데, 사라지면 며칠은 기분이 꿀꿀하죠.
  • 히카루 2006/05/31 01:04 #

    ...............라디오 안들은지 꽤 오래되었습............ㅠ.ㅠ
    2시라......... 애들 재우느라 죽습니다...ㅠ.ㅠ
  • 이레네아 2006/05/31 01:21 #

    저도 저녁시간때 재밌게 듣던 라디오 dj분이 그만두신 이후로 그시간에는 항상 컴퓨터에만 손대게 되었지요.. 그떈 정말 아쉬웠는데 지금은 그저 다른 음악들을 들으면서 지내니..
    아, 오후 2시면 전 애들이랑 싸우고 있겠네요[..]
  • Devil惡 2006/05/31 01:52 #

    라디오..듣는건 축구방송..
  • Neo 2006/05/31 02:22 # 삭제

    저도 파워FM 애청자입니다.학교갈때도 라디오라가 잘 들리는 지상 루트로 가게 되더군요.
  • 푸른마음 2006/05/31 11:54 #

    저야 회사에 있어서 잘은 모르지만
    요즘 워낙 주파수도 많고 하니 좋은 방송 찾아내실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보통 KBS1FM, KBS2FM, MBCFM, MBC표준FM, CBS FM 정도에서 골라 듣습니다.
    안되면 CD죠 뭐 ㅡ.ㅡ)
  • 아둥아둥 2006/05/31 12:45 #

    ...미리 받아놓고 오후 2시에 카레이도 스타 인터넷 라디오를 들어보심은 [...]
    무려 106회나 있으므로 한참 갈 겁니다 (먼산)
  • 그린필드 2006/05/31 16:57 #

    확실히 경박함을 즐길 수도 있긴 하지만.
    ...뭐랄까, 이현우씨의 방송과 컬투라니, 너무 대조돼요.
  • 문갱 2006/05/31 18:20 # 삭제

    헐 이현우 그만 뒀습니까;;<-수업시간이라 라디오 못듣는 시간
    아쉬워요ㅠ
  • 바이올렛♪ 2006/06/01 00:56 #

    라디오 프로그램을 들어본 적이 없는지라...
    왜, 왠지 부러워요;
  • 세실 2006/06/01 15:18 #

    ...고등학교 이후로 라디오를 들어본 적이 없어서...;;;
  • 직장인 2006/06/01 18:19 #

    저는 CBS FM의 저녁스케치 939가 가장 좋은..(..)
    오미희씨는 제 중학교 시절 MBC FM에서 영화 음악을 진행하셨을때
    무척이나 좋아했었습니다. 우수에 젖은 시그널 음악도 좋았고..
    맘에 들던 DJ가 진행을 그만 두면 마치 오래된 친구가 떠나듯이 섭섭하지요...
  • 皎皎月色 2006/06/01 23:14 #

    저도 파워 FM애청자였는데(과거형;)
    이현우씨 라디오를 이젠 들을수 없는거군요ㅠㅠㅠㅠ
    한동안 못들었더니 슬픕니다
  • SeaBlue 2006/06/02 15:27 #

    현재 89.1에서 하는 '강수정의 뮤직쇼'(제목이 이게 맞나?;;)로 기울고 있습니다. 무진장 서투르게 DJ를 하는 것이 왠지 정감이 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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