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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월도 중순을 향해 질주하는 모 일, 신규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되었다는 공지를 받음.
2. 멤버는 모 대리와, 나를 비롯한 신참 2명. 3. 실제로 일을 하는 것은 모 대리이고, 나와 또 다른 신참(이하 동료 A)는 옆에서 서포트...를 빙자한 '보고 배우기'를 한다는 야심찬(?) 구성. 4. 우선은 어떤 프로젝트인지 간단한 내용을 들음. 일은 다음 주 월요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 5. 다음 주 월요일. 6. 일을 맡아서 하기로 한 모 대리가 안보임. 7. 이상하다. 8. 점심때가 되어서 모 대리 출근. 아니, 출현. 9. "저 오늘부로 회사 그만두기로 했어요. 아하핫" 10. 아하핫. 11. 뭐이 어드래!!!!!!!!!!!!!!??????;;;; 12. 팀은 첫삽도 못 떠보고 공중분해될 위기. 그래도 일단 고객측으로부터 발주 받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는 해야 되기에, 우선 남은 두 사람(나와 동료 A)이 일단 진행하고 있기로 함. 13. 솔직히...이때까지만 해도... 14. 회사측에서 경력자 한 명 붙여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음. 15.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삼일이 지나고... 16. 지나가다 '잘 되가냐?'고 하는 사람은 있어도 '새로 아무개 씨가 팀에 들어올거야'라고 하는 사람은 없음. 17. 게다가 들리는 소문도 죄다 흉흉. 신규 인원은 없을거다. 잘 해봐라. 18. 그거 신참 두명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닌데...어쨌건 잘 해봐라. 19. 저기요...무슨 학교 과제 프로그램 작성도 아니고, 고객측에 제출하는 상용 프로그램을 태평양 바다처럼 새파란 신참 둘이서 하라고요?;;; 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봐주는 사람도 없이?;;; 20. 솔직히 둘이서 머리 맞대고 연구도 많이 하고 공부도 많이 했음. 그래도 솔직히, 뭣도 모르는 신참 둘이 머리를 맞대봐야 멧돌. 21. 고객측에 첫번째 중간보고. 물경 '보고할 건덕지가 안 나왔으므로 패스'라는 엄청난 사태. 22. 물론 그런 상황에서도 인원 보충 따위는 없다. 힘내라 신참 두 명. 23. 삽질 시작. 24. 모 과장님의 주옥같은 조언 '시간도 없고 실력도 없으니, 우선 막무가내로 코딩 막 짜 넣어봐'를 바탕으로 마구잡이식 프로그래밍 시작. 25. 만들어낼 제품의 사양파악조차 안 된 상태에서 짜는 프로그램이었음. 여기에는 또 눈물나는 사연이... 26. 이 프로젝트, 원래는 1월 초에 발주 받아 시작한 것이었음. 그런데...전임자가 근 보름간 '아무것도 손을 대지 않는' 사태가 발발. 결국 우리쪽으로 넘어온 것. 고객측에 '우리쪽 사람이 보름동안 놀았네요. 아하하'라고 할 수는 없는지라, 실질적으로 이 일은 제대로 1월 초부터 시작한 것으로 된 채 스케쥴이 진행중인 상태. 즉 나와 동료 A는, 사양을 파악할 2주의 기간을 날려먹은 채로 투입된 것. 27. 이 무렵부터 자는 도중 가위눌리기 시작. 28. 2월 중순, 다시 중간보고. 처참하기 그지없는 뼈대를 제출(지금 생각해 보면, 그 사양서와도 전혀 다르고 프로그램 수준도 개판이었던 물건을 중간보고랍시고 제출했다는 사실에 얼굴이 벌개질 지경). 애초 납기일이었던 2월 말까지는 물리적으로건 화학적으로건 포스트모더니즘적으로건 절대 무리이기에...'기능을 더 추가할 터이니 납기일을 연장합시다'라는 카드 돌려막기 신공 발휘. 29. 삽질. 그리고 또 삽질. 30. 2월 말, 슬슬 뭔가 가닥이 잡히기 시작함. 동시에, 지난 1개월 반 동안 짠 코딩은 완전히 헛짓거리였다는 사실도 깨달음. 31.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파악이 되기 시작하면, 코딩은 밤을 새서라도 나오기는 나오는 법. 32. 눈밑에 다크서클이 생기려 하는 것은 기분 탓. 33. 머리카락이 쑥쑥 빠지는 것은 초사이어인이 되려는 징조. 34. 위가 찌르듯 아픈 것은 사리가 형성되고 있다는 증거. 35. 2차 납기일인 3월 초. 36. '어때, 잘 되가?' '네, 이제 곧 끝나갑니다' '그래?' 37. 같이 하던 동료 A, 다른 프로젝트로 차출되어 나감. 38. 휭~ 39. 어라? 어라라? 어라라라라라?;;;;; 40. 뭐, 뭐야 이거. 이젠 그냥 나 혼자 하라고?;;; 마무리 코딩하고 디버그 나 혼자 하라고? 프로그램 절반은 동료 A가 짠건데? 난 그 부분 대략 뭐하는 기능이라는 것만 알지, 세부 구조는 전혀 모르는데?;;;;;; 41. 일단 제출. 그리고 공장으로 끌려가 실제 기기에서의 디버깅 시작. 42. 와~ 실제 기기에서 돌려보니까 안 돌아가요~ 43. ......어째서 T.T 44. 이틀동안 끙끙낑낑 고생함. 그래도 안 돌아감. 45. 혹시나 하고, 공장측에서부터 받은 노트북을 바꿔 봄. 46. 잘 돌아감. 47. ......내 이틀을 돌려줘 이놈들아 T.T 48. 디버그 보고서 및 설계입안서 작성. 49. 잠깐. 50. 디버그 보고서야 당연한 거지만...설계입안서? 51. 프로그램 벌써 다 짰는데?;;; 근데 설계입안서?;;; 내가 단어 뜻을 잘못알고 있나?;; 52. 까닭인 즉슨...설계입안서를 전임자가 다 작성해 놓은 상태에서 코딩을 시작했어야 하는데, 전임자는 이러저러한 룰루랄라 사정으로 말미암아 그런 거 안 만들었음(참고로, 지금 그 전임자는 회사에 안 남아있음;;;). 53. 아~ 그러니까~ 54. 나는 설계입안서 조차도 없이 프로그램을 짜 댔고, 막무가내로 다 짠 다음에 내 손으로 설계입안서 작성하고 있다는 그 말이렸다? 55. 캬오~ 56. 하여간 가열차게 디버그 보고서와 설계입안서 작성. 57. 그런데...디버그 중 '뭔가 이상하다'는 사실을 발견. 58. 버그인가? 버그인가? 59. 아니오, 버그는 아니었습니다. 60. 동료 A가 맡아서 한 4가지 기능. 61. 그 중 두 가지가......구현되어 있지 않았음;;;;;;;;;;;;; 62. ㄹㅇㅇ너ㅏㅇㄹ3$#%%$ㅆㄱㄺㄷㄱ 63. 저, 저기요 동료 A씨;;;;;; 64. 문제의 동료 A는 이미 다른 프로젝트에 참가중. 그리고 어차피 현재 담당자는 나이기 때문에, 이제와서 기능 구현이 안되었네 어쩌네 해 봤자 그건 결국 내가 처리할 일. ...동료 A가 가버리기 전에 제대로 확인 안 한 내 탓이기도. 65. 그래도 설마 기능 구현 안 해놓고 '다 됐다'고 했을 줄은 몰랐다 T.T 66. 위험해...최종 보고서 제출기한인 3월 말까지...힘들지도. 67. 영차 영차. 68. 누, 눈에 헛 것이... 69. 결국 최종보고서는, 제출일에 맞추지 못함. 천만 다행으로 고객쪽 스케쥴도 연장된 상태였기에, 제출을 1주일 연기하기로 함. 70. 영차 영차. 71. 디버그 완료보고서 탈고. 72. 그리고 설계입안서는, 이전에 받았던 의뢰서를 바탕으로 작성을...................어라? 73. 어라라? 74. 동료 A가 담당했던 4가지 기능. 그 중 2가지는 구현이 안 되었었기에 저번에 추가했고, 남은 2 가지는.... 75. 일단 '기능'은 구현 되었는데, 구현 방법이 의뢰서에 있는 내용과 완전히 달라;;;;;;;;;;;;;;; 76. 뭐야, 뭐야 이건;;;;;;;;;;;; 77. 일단은 내 잘못. 지난 번 2개 기능 미구현 사태(?)시에 다른 기능들도 꼼꼼히 체크했어야 하는건데, 당황한 나머지 '다른 기능은 구현 되나 안되나'만 보고 넘어갔기 때문. 설마 그 안의 구조가 의뢰 내용과 완전히 다를 줄은...;;; 78. 이제와서 다 뜯어 고치는 건...절대 무리. 그냥 달라진 구조대로 설계입안서를 뜯어 고치는 편이 더 빠르지. 고객측에는...구조는 달라도 기능은 구현했으니 봐 주셈~이라고 해야 하나?;;; 79. 몰라, 이젠 나도 몰라;;; 구조가 달라졌다는 것을 설계입안서에 추가. 덕분에 대폭 수정. 작성시간 2배로 증가. 80. 자꾸만 연기되는 최종제출일. 하루만 더요. 하루만 더요. 내일 오전에 할께요. 이따 오후에요. 81. 무슨 발매일 연기하는 게임제작사가 된 기분 -.-ㆀ 82. 결국 4월 4일 금요일. 정말로 진짜 최종제출. 83. 4월 2일 수요일, 밤을 새다. 84. 4월 3일 목요일, 전날 밤을 샌 몸으로 11시까지 야근. 85. 4월 4일 금요일 오전. 제출. 86. 아...진짜...피곤해서 울고 싶은 기분은 오래간만. 87. 그 주말 내내, 가위에 눌리다. 88. 일단 제출은 끝내고, 이번 주부터 본사 복귀인데... 89. 추가타가 들어오는 중(상세 내용은 밝힐 수가 없고...). 오늘도 10시까지 야근 야근. 90. 누가 이것 좀 끝내줘. 안 그러면 내 생명이 끝날 것 같아;;; ...이상입니다. 이걸 가지고 딱히 '오우, 일이 너무 많아요우~ 야근삼매경이에요우~'라고 할 생각은 없습니다;; 저보다 훨씬 힘들게 일하시는 분들이 이글루스 이웃분들 중에서만도 많이 계신데(게다가 동종 업계;;;) 감히 거기다 대고 야근이 많네 어쩌네 할 생각은 없어요 ^.^;;; 솔직히 야근 자체는 힘들지가 않고(하룻밤 철야한 것도 의외로 꽤 재미있게 했습니다. 한밤중 사무실에 혼자 앉아 컵라면 후루룩대며;;;), 이번 일 자체가 싫지는 않아요. 단지... 이렇게 늘어놓으니 참으로 거시기한 '환경'만은, 정말 생각할 수록 한숨이 나올 따름. 원래 맡아서 하기로 한 대리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고, 전임자 덕분에 납기 및 설계서는 몽창 날라가 버리고, 같이 테스트 및 디버그를 하기로 했던(아니, 해야만 했던) 동료는 중간에 차출되어 나가고. 이런 환경만 아니었어도 좀 더 많이 배우며, 좀 더 제대로 된 결과물을 낼 수 있었을텐데 말이지요(참으로 변명스럽습니다만;;;). 더 좋은 결과물을 내지 못한 것이 정말 아쉽군요. 그것이 또 은근히 스트레스가 되고 ^.^;;; 그리고 다 끝났겠거니 하고 있는데 생기는 이런저런 트러블이(...이건 블로그에 올리기 뭣하니 패스;;) 사람 신경을 닥닥 긁는군요. 평소였으면 그냥 웃어 넘길텐데, 사람이 피곤에 쩔어있다보니 참을성도 부족해 집니다. 사고능력도 저하되고;;; ...결국 '쫌 힘드네요~'라고 하소연을 하는 포스팅이 되어버리는군요 ^.^ㆀ 뭐 그렇습니다, 음음. 힘든 상황에서 버티는 정신력 하나 만큼은 자신이 있는데...요즘은 좀 많이 피곤합니다. 특히나 오늘, 비바람에 우산이 홀라당 꺾어져 버려서 비를 쫄딱 맞으며 밤중에 집으로 걸어오다 보니 기운이 쪽 빠지는;;;; 역시 비를 날로 맞는 것은 심신에 안 좋습니다. 좀 투덜투덜 칭얼칭얼 포스팅이지만, 양해해 주시길 ^.^ 덤-일을 마친 후 윗분의 한 마디. "맨 땅에 헤딩 좀 했지?" ...제발 바라옵건데, 다음부터는 신문지라도 한 장 깔고 헤딩하게 해 주세요;;; |